작년에 다녀왔던 여행 중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며 또 가고싶다고 했던
포항 구룡포 유니의 바다
그 말이 마음에 남아 있었나보다
저녁 밥을 먹으며 주말 여행지를 찾다가
한번 더 다녀오기로 급 결정!!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자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어느 순간부터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아이가 기억하고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카라반 캠핑은
캠핑을 선호하지 않는 부모와
캠핑을 가고싶어하는 아이의 좋은 절충안이었다.
카라반을 예약하고 추가금액 7만원이 더 들었다(3인 가족)
📍 유니의 바다 구룡포점 카라반 정보
- 체크인: 오후 4시
- 카라반: 12번
- 기준 인원: 2인 (추가 1인 2만원 / 24개월 미만 무료)
- 전기그릴 / 숯그릴: 2만원
- 불멍세트: 3만원
- 우천 시 숯그릴 / 불멍 이용 불가
✔️ 3인 가족 추가 비용: 총 7만원
(인원 추가 + 그릴 + 불멍세트 포함)
이 여행은 날씨가 변수였는데..
"비오는 캠핑도 갬성이지!!" 를 외치며 떠났지만
출발전, 12시에 비가 그치자 모두가 기뻐했다
포항에 도착하자 비는 완전히 그쳤지만..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유니의 바다에 도착하자
주인 아저씨가 오전에 내린 비로
장작이 젖어 불이 붙지 않을거라고 하신다.
결국, 예약해뒀던 불멍세트, 숯그릴도 모두 취소됐다
카라반 안에서 두 손으로 발을 모으고
구석에 앉아 시무룩해 있는 아이,
아이고...
나름, 태권도 playday를 포기하고 왔는데
자기 딴에 많이 속상한가보다
급 결정한 탓에
바다가 잘 보이는 앞 동 카라반은 아니었지만
매점이 가까워서 좋았다

날씨만큼이나
우중충한 아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싶어
매점을 털러가자 회유를 시작했다.
식욕이 크게 없는 친구라..
진라면 순한맛, 쫀득이, 붕어싸만코로도 극적 타협
저녁에 고기파티를 기대하며
배추도 씻고
이제 한 몫을 해주는 아들..

아직은 겨울인지..
금방 해가 지고 하늘 색이 변했다
하늘 색이 변하자 바람은 더 새차게 불었다
서둘러 고기를 굽는데..
쉬면서 잠깐 냉부를 보던 아들이 순간 최현석쉐프로 변신.
매점에서 가져올 수 있는 "소금", "후추"를 사정없이 식탁에 뿌려준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먹고 싶은 라면도 실컷 먹고
좁은 침대에 셋이 나란히 누워
"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도 보고
셋이 포개져서 샌드위치도 만들어 보고
카라반을 흔드는 바람소리를 뒤로하고
평화롭고 나른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게 한마리라도 잡아보자고
아침 날씨를 기대했건만

아침에도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다
바람에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찍어보고 싶다는 아이
엄마의 실력발휘를 한번 보여줘야지

근데...이게 아니란다..
하..매트릭스의 키아누리브스처럼 찍어주고 싶었건만...
이번 여행은 날씨까지 도와주는 완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불멍도 못하고
폭죽도 못했고
바람 때문에 기대했던 것들을 다 못했지만
최현석 쉐프가 되어보고
인간 샌드위치도 만들어 보고
좁은 침대에서 셋이 나란히 누워 영화도 보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았었잖아
어쩌면,
모든 걸 다 했더라면
가려졌을
소소한 즐거움을 느껴 본 시간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순간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된 여행이었다.
[2026.02.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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